문우람이 먼저 승부조작 제의

입력 2016-07-21 17:58 수정 2016-07-21 21:46

브로커가 아닌 프로야구 선수가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한 사건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브로커에 의해 승부조작이 이루어졌던 4년 전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보다 훨씬 죄질이 나쁘다는 얘기다. 수수금액도 크고 고급시계와 명품의류까지 받았다.》관련기사 16면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는 21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 등)로 NC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3)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문우람(사진)은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현역병인 점을 감안해 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브로커 조모(36·불구속 기소)씨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문우람과 친분을 맺었다. 문우람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동기인 이태양을 브로커에게 소개했고, 이후 문우람은 이태양과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5월 승부조작 1주일 전 경기일정, 승부조작 방법 등을 협의한 후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베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공모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은 주로 1회에 이뤄졌고 4경기 가운데 2경기만 성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방 운영자는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성공한 5월 29일 한 경기에 돈을 걸어 1억원을 남겼다. 승부조작에 성공하면서 이태양은 문우람을 통해 현금 2000만원을 받았다. 수익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 문우람은 600만원에 달하는 스위스산 고급시계와 명품의류 등 총 1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우람은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프로야구 삼성 투수 안지만(33)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신훈 기자, 창원=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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