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상반기 실적 날았다

입력 2016-07-21 18:05
상반기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고공행진을 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빌려준 돈을 떼일 것에 대비해 준비하는 자금)과 저금리 장기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구조조정 국면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서 은행산업 전체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충당금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4548억원(2분기 6834억원)으로 집계돼 7년 연속 상반기 중 1조원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2841억원)보다 13.3%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순이익을 업권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조267억원(2분기 4518억원)으로 29.9% 늘었고, 신한카드도 3552억원(2분기 2063억원)을 기록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후계와 관련해 선두그룹에 자리잡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1254억원(2분기 58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1% 늘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희망퇴직 효과로 일반관리비가 잘 통제되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낮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떨어졌지만 의외로 은행 수익성에 큰 영향은 없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처음 떨어졌을 땐 기존의 고금리 예금 때문에 지급액이 늘어 순이자 마진 관리가 어려웠지만 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적응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구조조정 여파로 늘어난 충당금 부담이 향후 최대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상반기 충당금이 4537억원으로 전년 동기(4305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반기에도 조선·해운업의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상돼 여신 건전성 분류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은행권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