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재가동… 日, 200조원 넘게 돈 푼다

입력 2016-07-21 18:48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기세를 몰아 아베노믹스에 힘을 실었다. 예상보다 2배 규모 예산을 투입해 디플레이션을 막고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다.

일간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정부가 새 경제정책 규모를 20조엔(약 213조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오는 25일 아베 총리가 휴가에서 복귀한 뒤 여권과의 협의 과정에서 더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일 내각회의를 거쳐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추경 예산안을 9월 임시국회에 제출한다.

예산안은 항만이나 신칸센 등 국가기반시설 정비와 민간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일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추경예산 20조엔에는 중앙·지방정부 추가 재정지출에 3조엔, 민간기업 대상 저리 장기대출 등 재정 투·융자에 6조엔, 민간사업 보조에 6조엔, 국책 금융기관 대출사업에 5조엔이 포함된다.

정부가 돈을 풀려고 하자 주식시장도 힘을 받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수출 관련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장중 한때 249.09포인트까지 올랐다. 대규모 추경예산 투입은 지난달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일본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브렉시트 투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일본 엔화는 2년7개월 만에 1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지며 가치가 폭등했고 주식시장이 8% 가까이 꺼졌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당시 방재 공사 등 공공사업이 포함된 20조엔 규모의 경제대책안 편성 계획을 아베 총리에게 건의했다. 아베 총리 역시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직후 “종합적이고 대담한 경제정책을 시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때문에 추경예산이 기존 계획했던 10조엔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은 당시 충격이 진정됐음에도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불확실성이 강하게 남아 이번 대책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