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 아이디어로 도시재생의 미래 연다

입력 2016-07-21 21:59

청량리·제기동 일대 11개 전통시장을 아우르는 통합브랜드 ‘새솔시장’을 개발하고 시장 내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치맥거리(청량리 통닭골목), 과일카페(청과물시장), 건강다방(약령시장) 등 시장별 특성을 고려한 아이템도 시도된다.

이 아이디어들은 서울시가 최근 실시한 ‘도시재생활성화지역 후보지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에 응모한 대학생 3명이 제안한 것이다.

서울시는 공모전을 통해 출품작 220여개 가운데 10개를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모전은 서울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 2단계 후보지 8곳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이 지역의 상황과 정체성에 맞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것이다. 6월 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접수한 공모전에는 도시건축전문가, 대학생, 청년창업기업, 시장 상인 등 각계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상지역은 영등포 경인로, 정동, 동묘, 마장동, 용산전자상가, 독산동 우시장, 청량리·제기동, 4·19거리 등 8곳이다. 시는 이들 지역에 4∼5년에 걸쳐 총 200억∼500억원을 마중물 사업비로 지원해 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용산전자상가 지역 당선작 ‘용산에서 활기를 더하다’는 쇼핑과 한류를 결합한 도심 속 쇼핑문화관광지로의 변신을 제안했다. 한국의 인기드라마나 영화 세트장을 상가에 재현하고 그곳에서 영화나 드마마 속 주인공이 사용한 전자제품을 실제 체험해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동 지역 당선작 ‘정동, 발자국’은 덕수궁길과 정동길을 보행자 전용거리로 지정하고 걷는 재미가 배가될 수 있도록 주요 지점에 ‘추억의 사진첩’ ‘추억의 편지함’ 등 블루투스를 이용해 그 일대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이벤트를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등포 경인로 지역 당선작 ‘Re;born’은 영등포와 문래창작촌을 연결해 문화공간과 일자리 확대를 유도하는 아이디어다.

아이디어 당선자들은 시와 자치구, 지역사회 등이 참여하는 후보지별 의사결정기구에 적극 참여해 당선작을 바탕으로 지역 미래상을 그리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소규모 도시재생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이르면 연내에 아이디어가 실제 결과물로 실현될 수도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공모를 통해 발굴한 시민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연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전 과정을 시민·주민들과 공유함으로써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