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연결해 보다 현장감 넘치는 가상현실(VR) 체험을 제공하는 고사양 VR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VR산업협회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VR플러스가 운영하는 ‘VR플러스 쇼룸’을 22일부터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은 VR 산업 육성을 목표로 협회가 출범한 ‘테마파크 개발운영위원회’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이곳에서는 PC와 연결하는 고사양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 4대, HTC 바이브 4대가 설치된다. 고사양 PC와 맞물려 다양한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VR 체험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은 VR 콘텐츠 체험을 무료로 진행한다. 한국VR산업협회의 김홍석 사무국장은 “고급 VR 콘텐츠를 체험해보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돼 주저하는 젊은층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국내에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도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최근 전파인증을 통과했고 HTC 바이브도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기기 가격이 비싼 데다 아직 VR에 대한 경험이 적다는 점이 확산에 걸림돌이다. 해외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는 599달러(약 68만원), HTC 바이브는 7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여기에 고사양 PC까지 새로 장만하게 되면 200만원가량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럼에도 PC와 연결하는 VR은 모바일 VR에 비해 몰입도가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게임이나 콘텐츠를 감상할 때 더 현실적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VR의 매력을 알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나타난다면 확산 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어VR로 모바일 V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같은 VR 기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오디세이(Odyssey)’란 이름의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상표가 적용되는 범위로 컴퓨터, VR 기기 등을 설정한 것으로 보면 PC와 연결하는 VR 기기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고사양 VR 기기에 대해 어느 곳과 협력 관계를 맺을지도 관심사다. 기어VR은 오큘러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오큘러스는 모바일 VR 기기는 삼성전자에 맡기고, 고사양 VR 기기는 직접 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기기를 내놓는다면 협력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VR 분야 협력이 강화될 수도 있다. 구글은 올해 개발자회의에서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협업을 언급했다. 구글이 오큘러스 리프트에 맞서는 고사양 VR 기기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다시 한 번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PC용 高사양 VR시장 국내서도 본격 열린다
입력 2016-07-22 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