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안 좋은데 파업까지 하면…”

입력 2016-07-21 17:59 수정 2016-07-21 21:27
“경제 불황이 길어져 가뜩이나 어려울 때 파업까지 하면 대기업만 보고 장사하는 우리 같은 소규모 상인들은 도대체 어찌 살라는 말입니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동시 파업이 사흘째 이어지자 협력업체와 지역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만 가고 있다.

두 노조가 이틀째 동시 파업을 벌인 지난 20일 저녁 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은 화려한 간판만 켜져 있을 뿐 썰렁했다. 이곳에서 10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파업은 우리 같은 영세 상인들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며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이후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파업은 정말 문을 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정숙(53·여)씨는 “20년째 일산해수욕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손님이 올해처럼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점포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한숨지었다.

현대차 노조는 21일에도 2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이 오후 8시20분부터 4시간 동안 파업을 강행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정상근무에 들어갔지만 22일에는 현대차 노조와 함께 파업을 벌인다.

여기에 경남지역 조선노조도 이날 삼성중공업 노사협의회 5400여명이 사측의 구조조정 압박과 자구계획안 실행에 반발하며 전면 파업을 하고 성동조선해양과 대우조선, STX조선해양 등도 파업 집회를 가졌다.

거제에서 협력업체를 운영하는 박모(57)씨는 “대기업이 재채기만 해도 협력업체는 감기에 걸린다”며 “노사가 빠른 합의점을 찾아 최대한 파업을 자제하고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가 이뤄져야 우리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거제·울산=이영재 조원일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