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오동잎 지면 가을이 온 것… 우병우 주내 물러날 것”

입력 2016-07-22 04:00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야3당은 21일 처가 부동산의 부적절한 거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력한 연합작전을 펼쳤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위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우병우 사단’이 아니라는 전화가 걸려 온다”며 “얼마 전까지 우병우 사단이라고 얼마나 으스댔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안다”라고도 했다. 이어 “우 수석은 이번 주 내로 물러갈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 길이 자신과 검찰, 박근혜 대통령을 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도 우 수석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우병우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거리고 있다”며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은 검찰 최대 치욕인데, 임면권자인 박 대통령이 책임질 수 없다면 검증에 실패한 우 수석이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현직 민정수석이 버젓이 앉아 있는 것은 ‘이상한 나라의 청와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우 수석 사퇴 목소리를 높이며 청와대 압박에 공조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우 수석 관련 의혹들은 박근혜정권의 비도덕성이 청와대마저 예외 없이 만연했다는 증거”라며 “인사검증 총괄인 민정수석마저 이런 상황인데, 국무위원과 사정기관장의 각종 불법·비리 의혹은 결격사유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박근혜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조차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우 수석의 즉각적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이재경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에 대해 “(박 대통령이) 문제가 되고 있는 측근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에 말문이 막힌다”며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오기가 발동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우병우 특검’ 지시를 요구했다.

야당의 ‘우병우 총공세’는 이달 말까지 우 수석을 사퇴시켜 20대 국회에서 청와대 상대 첫 ‘승전고’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달 리우올림픽 개막과 ‘추가경정예산 정국’에 돌입하기 때문에 ‘측근 비리’ 이슈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는 다음 주까지만 버티면 올림픽 열풍에 우 수석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청와대와 언론사 간 전쟁 국면에 우리가 부채질만 해도 우 수석은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