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의 ‘미인도’(1977)는 물론이고 ‘뉴델리’(1979)도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999년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감정학 박사학위를 받고 감정전문가로 활동하는 이동천(사진)씨는 21일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회관에서 ‘미술품 감정비책’(라의눈) 출간 기자회견을 갖고 “천 화백의 두 작품을 감정한 결과 가짜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이씨는 “‘미인도’의 경우 코와 입술 사이 인중이 이등변삼각형으로 그려져 있다”며 “다른 인물화는 인중이 없거나 있더라도 역삼각형으로 윤곽만 표시했기 때문에 위작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머리에 쓴 꽃다발도 다른 작품에서는 펜으로 밑그림을 그린 흔적이 있으나 ‘미인도’는 전혀 없어 가짜로 보인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이씨는 또 8월 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는 107점 중 ‘뉴델리’가 천 화백의 서명 습관과 달라 위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뉴델리’의 서명 가운데 ‘뉴’의 ‘ㅠ’자 왼쪽 획이 바깥쪽으로 삐쳐있는 점을 지적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뉴멕시코아바끼’ ‘서커스 뉴욕’ 등 ‘뉴’가 들어간 작품 10점을 비교해도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1979년을 한문으로 표기한 ‘一九七九’에서 ‘七’은 글씨 속도가 느리며 마지막 필획의 끝이 아래로 향하고 있는 것도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쓴 같은 글자를 보면 모두 필획의 끝이 위를 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뉴델리’는 개인 소장가가 천 화백에게서 직접 구매한 작품으로 소장 경로까지 확인돼 위작 논란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이동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뉴델리’ 감정결과 모두 가짜로 결론났다”
입력 2016-07-21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