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이 언제 바닥을 찍고 반등할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한두 해가 걸릴지, 서너 해가 걸릴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의 활황이 재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마저 있다. 암울한 상황에서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조선업 불황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노사는 생존을 위해 절대로 한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중대형 조선업체 8곳 가운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7개사 노조와 한진중공업 노조의 대응 자세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7개사 노조는 조선업종노조연맹(조선노련)의 공동파업에 동참했거나 동조 집회를 열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7개사 중에는 채권단의 자금 지원으로 연명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도 있다. 방만 경영, 부채 급증, 선박 수주 잔량 급감 등 악재들을 수두룩하게 안고 있다. 이들 노조의 파업은 회사를 파멸로 몰아넣는 행위다. 급기야 성동조선해양이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회사는 20일 “노조 파업이 강행됨에 따라 채권단에서도 불가피하게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도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급여를 지연 지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장 이 회사 근로자 2000여명과 협력업체 근로자 6000여명이 생계 위협을 받게 됐다.
이런 점에서 한진중공업 노조가 조선노련의 공동파업에 불참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노조는 “조선업계가 수주 가뭄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파업은 공멸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강경 투쟁을 지양하고 회사 살리는 일에 노조가 힘을 보탤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노조는 193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임·단협을 사측에 위임하기도 했다. 다른 중대형 조선사 노조들은 한때 강성 노조였지만 환골탈태한 한진중공업 노조를 본받아야 한다.
[사설] “파업은 공멸”이라며 파업 불참한 한진重 노조
입력 2016-07-2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