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1일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밝혔다. 또 안보부처 장관과 참모들에게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 최고 책임자의 역할을 다할 것이고, 앞으로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해 지켜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정국 핵심 이슈로 불거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논란에 대해 ‘안보 위기론’을 앞세워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우 수석이 전날 “사퇴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박 대통령이 직접 “우 수석 교체는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야권의 우 수석 해임 촉구, 여론 악화에 이어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정국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논란을 소모적인 정쟁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공격 압박 속에서도 지금 일부 정치권과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취소하라는 주장이 있다”며 “사드 배치 외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제시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 우리가 분열하고, 사회 혼란이 가중된다면 그것이 바로 북한이 원하는 장으로 가는 것”이라며 “모든 문제에 불순세력들이 가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료와 참모들에게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며 “비난이 무섭다고 피해가지 말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우 수석의 아들 우모 상경의 병역특혜 의혹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군인권센터는 우 상경을 둘러싼 의혹이 ‘국가 병역자원 효율적 배분 등을 위한 의무경찰 선발 및 인사배치 개선 세부 시행계획’에 위배되는 조치이며 ‘특혜’라고 주장했다.
남혁상 홍석호 기자 hsnam@kmib.co.kr
박 대통령 “소명의 시간까지 소신 지켜라… 사드 말고 방법 있으면 제시를”
입력 2016-07-21 17:46 수정 2016-07-21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