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당대회가 비주류 후보들만 난립한 맥 빠진 잔치로 흐를 공산이 커졌다. 서청원 의원에 이어 나경원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 주목도는 이미 약해졌다. 다만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출마를 검토 중인 홍문종 의원 등판이,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후보들 간 합종연횡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나 의원은 20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 친박 비박을 넘어선 건강한 개혁세력이 탄생하는 데 역할을 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며 불출마 입장문을 냈다.
이날까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인사는 친박 성향의 이주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과 비박계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 등 6명이다. 친박 성향의 인사들도 그동안 당내 ‘주류’에서는 비켜나 있어서 6명 전원이 사실상 비주류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 중진 그룹도 포함됐지만 대체적으로 국민적 인지도는 떨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에게 “당대표 안 나가시느냐. 개나 소나 다 나가던데”라고 비꼬며 농담도 던졌다.
당의 관심은 존폐 위기에 몰린 친박계가 대표선수를 내느냐로 향하고 있다. 공천 개입 논란이 ‘계파 패권주의’에 대한 공분으로 이어지면서 당내 입지는 크게 좁아진 상황이다.
홍 의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집이 어려우니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당권 도전에 긍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출마 (가능성) 51%, 불출마 49%쯤 된다. 주말 전 결론내야 한다”며 장고에 들어갔다.
비박계 인사 단일화 규모도 관전 포인트다. 정병국 김용태 의원은 결합 가능성이 높지만 주호영 의원은 입장 변화 기류가 보인다. 주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 의원께서 출마하신다면 소위 개혁을 부르짖는 세력이 여러 명 나와서는 어려운 것 아니냐. 그러면 한 번 단일화를 논의해보자 정도의 이야기는 있었다”며 “(서 의원 불출마로) 단일화 명분이 조금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양대 계파 핵심이나 대권 잠룡들의 막후 지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이미 정병국 김용태 의원 단일화를 언급하며 ‘비박 당권’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비주류를 밀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과 최고 맏형 서 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원할 경우 전대는 다시 양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우상호 “새누리 대표 개나 소나 다 나오던데…”
입력 2016-07-2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