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으로 南 선제공격 훈련… 미제침략군이 1차 타격 대상”

입력 2016-07-21 00:35 수정 2016-07-21 00:44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의 탄도로켓(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도하시었다"며 1면에 관련 사진 8장을 게재했다. 왼쪽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의자에 앉아 미사일 발사 화면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 앞 탁자에 남한 타격 반경이 표기된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한반도 지도가 펼쳐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면서 하늘로 치솟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지난 19일 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남한 지역을 핵으로 선제공격하는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연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남한 내부의 반발 여론을 부추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의 탄도로켓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해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했다.

특히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켓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 조종 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 번 검열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병력이 도착하는 남부지역 항구와 공항 등지를 핵으로 선제공격하겠다는 위협이다.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책상에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란 제목의 한반도 지도가 놓인 사진을 공개했다. 미사일 발사장인 황해북도 황주와 미사일이 떨어진 동해상을 연결하는 직선을 긋고 이를 지름으로 삼아 부산·울산항 등과 한반도 북단을 잇는 반원을 그렸다. 남한 전역을 타격 범위에 넣고 있다는 암묵적 위협인 셈이다.

‘화성포병부대’란 명칭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통신은 “남조선 주둔 미제 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다”며 이 부대의 임무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화성’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어 미사일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부대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략군 화성포병들은 그 어떤 불의의 명령에도 철저히 준비됐을 뿐 아니라 기동력이나 타격력에 있어서 언제 봐도 정확하고 치밀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 군대는 이미 남조선 강점 미제 침략군이 1차 타격 대상”이라고 위협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2020년까지 미뤄진 사실을 언급하며 “미제 침략군의 남조선 강점을 영구화하고 그에 기초해 동북아시아와 세계 제패의 야망을 기어이 달성해 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순진 합참의장 주재로 긴급 작전지휘관회의를 열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기습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합참은 북한이 미사일 타격 범위를 표기한 지도를 공개하는 등 위협이 구체화되자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조성은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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