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인사들은 2011년 5월 25일 서울 반포동 지하철 신논현역 1번 출구에서 100여m 떨어진 3층 건물·토지를 215억원에 사들였다. 우 수석이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거짓 해명했던 1320억원대 서울 역삼동 부동산의 처분 계약 2개월여 만이었다. 소유권은 우 수석의 아내 이모(48)씨를 포함한 네 자매가 4분의 1씩 나눠 가졌다.
우 수석은 처가가 역삼동 부동산을 넥슨코리아에 판 이유를 “상속세 납부에 수백억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이들은 건물을 새로 사들인 뒤 증축을 했다. 애초 3층이던 건물은 2013년 6월 14일 ‘○○빌딩’이라는 이름과 함께 5층 건물로 바뀌었다. 리모델링을 거치며 연면적도 늘었다.
이 부동산의 가치는 5년 새 100억원가량 뛰었다. 부동산업계는 우 수석 처가가 215억원에 사들인 이 빌딩·대지의 현재 가치가 310억∼320억원 정도라고 본다. 신논현역 인근 토지의 가치가 3.3㎡당 1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대지 가치만 260억∼270억원, 건축비와 감가상각을 따진 건물 가치는 약 5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우 수석도 공직자 재산을 신고할 때 아내 소유의 해당 부동산 가치가 2014년 말 45억9672만원에서 지난해 말 47억3555만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우 수석 처가가 운영에 관여하는 여러 부동산·골프장 관련 회사들이 들어섰다. 부동산 임대·매매업체 J사, 공사·실내장식업체 D사, 골프장 운영업체 에스디엔제이홀딩스와 삼남개발 지점 등이 이 건물을 주소지로 두고 있다. 5층에 있는 J사는 우 수석의 아내가 대표이사다.
기흥컨트리클럽 운영사이며 재향경우회가 절반의 지분을 소유한 삼남개발은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에 대한 자금지원 논란과 함께 국회에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한편 이 부동산 등기부등본에서는 우 수석의 처제(41)가 2013년 9월 ‘세인트크리스토퍼 네비스’로 국적을 변경한 사실도 드러났다. 카리브해의 영국령 섬인 이곳은 조세회피처로 분류된다.
이경원 양민철 기자 neosarim@kmib.co.kr
우병우 처가, 넥슨 부동산 매각 직후 신논현역 인근에 200억대 건물 구입
입력 2016-07-2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