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처가, 넥슨 부동산 매각 직후 신논현역 인근에 200억대 건물 구입

입력 2016-07-21 04:00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건물. 이병주 기자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인사들은 2011년 5월 25일 서울 반포동 지하철 신논현역 1번 출구에서 100여m 떨어진 3층 건물·토지를 215억원에 사들였다. 우 수석이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거짓 해명했던 1320억원대 서울 역삼동 부동산의 처분 계약 2개월여 만이었다. 소유권은 우 수석의 아내 이모(48)씨를 포함한 네 자매가 4분의 1씩 나눠 가졌다.

우 수석은 처가가 역삼동 부동산을 넥슨코리아에 판 이유를 “상속세 납부에 수백억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이들은 건물을 새로 사들인 뒤 증축을 했다. 애초 3층이던 건물은 2013년 6월 14일 ‘○○빌딩’이라는 이름과 함께 5층 건물로 바뀌었다. 리모델링을 거치며 연면적도 늘었다.

이 부동산의 가치는 5년 새 100억원가량 뛰었다. 부동산업계는 우 수석 처가가 215억원에 사들인 이 빌딩·대지의 현재 가치가 310억∼320억원 정도라고 본다. 신논현역 인근 토지의 가치가 3.3㎡당 1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대지 가치만 260억∼270억원, 건축비와 감가상각을 따진 건물 가치는 약 5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우 수석도 공직자 재산을 신고할 때 아내 소유의 해당 부동산 가치가 2014년 말 45억9672만원에서 지난해 말 47억3555만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우 수석 처가가 운영에 관여하는 여러 부동산·골프장 관련 회사들이 들어섰다. 부동산 임대·매매업체 J사, 공사·실내장식업체 D사, 골프장 운영업체 에스디엔제이홀딩스와 삼남개발 지점 등이 이 건물을 주소지로 두고 있다. 5층에 있는 J사는 우 수석의 아내가 대표이사다.

기흥컨트리클럽 운영사이며 재향경우회가 절반의 지분을 소유한 삼남개발은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에 대한 자금지원 논란과 함께 국회에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한편 이 부동산 등기부등본에서는 우 수석의 처제(41)가 2013년 9월 ‘세인트크리스토퍼 네비스’로 국적을 변경한 사실도 드러났다. 카리브해의 영국령 섬인 이곳은 조세회피처로 분류된다.

이경원 양민철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