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는 184년 전 우리나라 땅을 밟은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칼 귀츨라프(1803∼1851)를 기념해 24일을 ‘제1회 칼 귀츨라프 기념주일’로 제정했다. 루터회는 이날 충남 보령시 고대도교회에서 총회 관계자 및 루터대학교 교직원, 샘병원 의사들과 기념주일 예배를 드린다.
루터회가 기념주일을 제정한 것은 독일 출신 루터교 목사이자 선교사인 귀츨라프가 고대도에 정박한 날이 1832년 7월 25일이기 때문이다. 귀츨라프는 그해 7월 17일 황해도 장산곶에 닻을 내렸으나 전도할 기회를 찾지 못해 25일 고대도로 이동, 20여일간 선교활동을 펼쳤다. 루터회는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매년 7월 25일에서 가장 가까운 일요일을 기념주일로 지키기로 했다.
귀츨라프는 한국교회가 선교 원년으로 삼는 알렌(1884년)이나 언더우드·아펜젤러(1885년)보다 50여년 앞서 선교활동을 펼쳤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로 불린다. 귀츨라프의 방문은 평양 대동강변에서 쪽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토마스 목사(1866년)보다도 34년 앞선다.
귀츨라프는 고대도에 머무는 동안 당시 국왕인 순조에게 통상을 요청하는 서신과 성경을 진상했다. 주민에게는 성경을 나눠줬으며 감자재배법과 야생포도주 제조법을 전했다. 이때 감기에 걸린 노인 60여명에게 약을 처방했는데 이는 조선 최초로 서양선교사가 서양의술을 베푼 기록으로 남아있다. 주민의 도움으로 한문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했으며 ‘중국의 보고’란 선교잡지에 글을 기고해 서양에 최초로 한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루터회는 귀츨라프의 선교정신과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총회 내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보령시청과 협력해 ‘칼 귀츨라프 기념관’도 건립한다. 23일엔 루터대 학생들이 해양 쓰레기 수거 봉사를 하고 25∼26일에는 귀츨라프 선교 기념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갖는다.
루터회 관계자는 “귀츨라프 선교사는 짧은 기간 머물렀지만 최초로 한반도를 방문해 한국 선교의 길을 닦은 인물”이라며 “귀츨라프 기념주일이 루터회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함께 기념하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루터회, 24일 ‘제1회 귀츨라프 기념주일’ 제정
입력 2016-07-20 19:03 수정 2016-07-20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