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집회로 성주 군민 진심 전할 것” 외부세력 차단용 ‘비밀 표시’도 준비

입력 2016-07-20 18:21
“외부세력 없이 평화집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북 성주군 정·관·민 대표들이 모여 구성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가 21일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서 사드 성주 배치 반대 집회를 연다. 지난 15일 발생한 황교안 국무총리 사드 설명회 폭력사태와 같은 일이 생겨 여론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세력 차단과 평화집회 분위기 조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일 투쟁위에 따르면 상경집회 때 성주군민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색 리본과 배지를 달기로 했다. 평화·비폭력 집회 의지를 다지는 것은 물론 집회 때 외부인을 구별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파란 리본 착용 사실이 알려져 혹시 외부인이 이를 악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 주민들만 표시할 수 있는 상징물도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주민들끼리 서로 평화적인 집회로 성주군민의 진심을 전하자고 독려하고 있다”며 “외부세력이 마이크를 잡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쟁위는 성주 태권도협회, 해병대 출신 주민 등으로 구성된 200여명의 안전질서요원을 배치해 외부인 개입을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투쟁위와 주민 등 2000여명은 버스 50대에 나눠 타고 오전 서울로 출발해 오후 1시30분쯤 서울역광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집회 시간은 오후 7시까지 신청했지만 성주로 내려오는 시간을 고려해 3시간 정도 집회를 할 방침이다. 학생 참여는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투쟁위는 ‘대통령께 편지쓰기’ 운동도 전개한다. 학부모와 학생 중심으로 직접 ‘손편지’를 쓴 뒤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군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공감을 얻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순수하게 주민만으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외부세력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리가 탄 버스를 트랙터로 막은 성주 농민 이신곤(47)씨는 “당시 상황이 급박해 주민들 안전을 위해 버스를 막았던 것”이라며 “경찰이 부르면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15일 폭력사태와 관련해 전담반을 구성, 주민과 외부인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성주=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