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 교회’를 세워라] 중학교 때 함께 기도하던 친구들 고등학교 가서도 기도모임 세워

입력 2016-07-20 19:00
홍사덕씨가 고교 1학년 때인 2012년 10월 경기도 의왕시 경기중앙교회 찬양집회에서 기도하는 모습.

같은 중학교에서 함께 기도모임을 하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졸업식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다른 고등학교에 흩어지더라도 그곳에 기도모임을 만들자”고 약속했습니다. 되도록이면 많은 고등학교에 기도모임이 세워지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공고로 진학하는 친구가 없었습니다. 이때 한 친구가 결단했습니다. ‘기도모임을 세우기 위해 공고로 진학해야겠다.’ 학교 안 기도모임을 응원하는 국민일보가 오늘 소개해 드릴 친구는 지금은 신학대생이 된 홍사덕(20)씨입니다.

사덕씨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모락중에 다녔습니다. 중3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된 뒤 학교에서도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2명의 친구와 함께 기도모임을 시작했는데 장소가 마땅찮았습니다. 학교 탈의실에 모이거나 운동장에서 기도했습니다. ‘바울이 옥에 갇혔을 때 기도하니 옥문이 흔들렸다’는 성경말씀을 붙들고 적당한 기도 장소를 위해 기도했더니, 얼마 뒤 크리스천 교사의 도움으로 교실에 모일 수 있게 됐습니다. 연말이 되자 기도모임엔 32명의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기도모임을 세우기로 약속했습니다. 모락고 우성고 의왕고 백운고 등 8개 고등학교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중학교 때 함께 기도하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흩어져 다시 기도모임을 세우는 모습은 하나님 눈에 ‘심히 보기 좋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사덕씨는 평촌공고에 지원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갈 수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 학교에서 함께 기도할 친구를 수소문했지만 딱 한 친구 말고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그러니까 수요일과 금요일 방과 후에 단 둘이 만나 말씀 묵상한 것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무관심 속에서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3년간 학교에서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덕씨는 현재 경기도 광주의 서울장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의왕시에 있는 중·고교 내 기도모임을 돕고 있습니다. 사덕씨에게 기도제목을 물었습니다. “여전히 학교에 숨어있는 예배자들이 더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