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중학교에서 함께 기도모임을 하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졸업식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다른 고등학교에 흩어지더라도 그곳에 기도모임을 만들자”고 약속했습니다. 되도록이면 많은 고등학교에 기도모임이 세워지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공고로 진학하는 친구가 없었습니다. 이때 한 친구가 결단했습니다. ‘기도모임을 세우기 위해 공고로 진학해야겠다.’ 학교 안 기도모임을 응원하는 국민일보가 오늘 소개해 드릴 친구는 지금은 신학대생이 된 홍사덕(20)씨입니다.
사덕씨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모락중에 다녔습니다. 중3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된 뒤 학교에서도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2명의 친구와 함께 기도모임을 시작했는데 장소가 마땅찮았습니다. 학교 탈의실에 모이거나 운동장에서 기도했습니다. ‘바울이 옥에 갇혔을 때 기도하니 옥문이 흔들렸다’는 성경말씀을 붙들고 적당한 기도 장소를 위해 기도했더니, 얼마 뒤 크리스천 교사의 도움으로 교실에 모일 수 있게 됐습니다. 연말이 되자 기도모임엔 32명의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기도모임을 세우기로 약속했습니다. 모락고 우성고 의왕고 백운고 등 8개 고등학교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중학교 때 함께 기도하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흩어져 다시 기도모임을 세우는 모습은 하나님 눈에 ‘심히 보기 좋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없었습니다. 사덕씨는 평촌공고에 지원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갈 수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 학교에서 함께 기도할 친구를 수소문했지만 딱 한 친구 말고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그러니까 수요일과 금요일 방과 후에 단 둘이 만나 말씀 묵상한 것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무관심 속에서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3년간 학교에서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덕씨는 현재 경기도 광주의 서울장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의왕시에 있는 중·고교 내 기도모임을 돕고 있습니다. 사덕씨에게 기도제목을 물었습니다. “여전히 학교에 숨어있는 예배자들이 더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학교 안 교회’를 세워라] 중학교 때 함께 기도하던 친구들 고등학교 가서도 기도모임 세워
입력 2016-07-20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