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찾은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 1층 벽면에는 만화 작품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성경 속 인물을 친근하게 구현하거나 예수님의 숭고한 뜻을 묵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전시회는 한국기독만화선교회가 개최한 행사였다. 전시회 주제는 ‘말씀과 만화의 만남’.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행사에는 선교회 회원 10여명이 출품한 만화 60여점이 전시됐다. 행사가 열리는 로비에서 선교회 회장인 임이록 목사와 부회장 전하리 집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만화는 복음을 쉽고 인상적으로 전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입을 모았다.
◇만화로 전하는 말씀=선교회는 1993년 설립된 단체로 기독 만화가 약 80명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2010년부터 내리 3년간 전시회를 열었지만 2013년부터는 활동이 뜸했다. 이번 전시회는 4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선교회의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임 목사와 전 집사는 만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작가들이다. '강촌'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임 목사는 83년 데뷔해 기독만화 외에도 160편 넘는 만화를 그렸다. 전 집사는 기업 사보 등에 만화를 그리다가 2000년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송돼 복음을 전하는 사촌오빠 모습을 보며 기독만화가로 '전향'했다. 임 목사는 선교회 초대 멤버이며, 전 집사는 2002년 선교회에 가입했다.
"예배를 드릴 때는 성령의 은혜를 느끼지만 예배당을 나오는 순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만화를 통해 말씀을 접하면 뇌리에 깊이 각인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임 목사)
"만화는 한 컷에도 주님의 메시지를 쉽게 담아내는 강점이 있어요. 저는 그림과 함께 성경 말씀을 병기한 '말씀 작품'을 주로 그리는데, 작품을 보며 주님의 뜻을 되새겼다는 분이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말씀이 담긴 만화 작품을 교회 곳곳에 내거는 상상을 자주 합니다."(전 집사)
소박한 규모로 열린 전시회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선교회는 이번 전시회를 발판으로 삼아 전국 곳곳을 순회하며 행사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 목사는 "전시회를 요청하는 교회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 작품을 내걸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선교회의 새로운 도전, '영상 웹툰'=선교회는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예수님의 생애를 만화로 만들어 음악을 포개고, 장면들을 이어 붙인 '영상 웹툰'을 제작한 것이다. 유튜브에 '영상 웹툰 예수 그리스도'를 검색하면 누구나 볼 수 있다.
"3년간 기도하며 준비한 작품입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30여명을 초청해 시사회를 열었는데, 눈물을 훔치는 분도 계셨어요. 회원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작품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청소년들이 이 작품을 통해 하나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랍니다."(임 목사)
임 목사와 전 집사는 선교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회장과 부회장에 각각 추대된 것은 올해 1월이었다. 두 사람이 꿈꾸는 선교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영상 웹툰 제작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만화 선교를 앞으로 더 활발하게 하려면 재정적 후원이 절실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 등 세계 오지 아이들에게 만화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전개하고 싶어요. 아주 좋은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겁니다."(임 목사)
"한국교회에 이단이 활개치고 있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에 '말씀'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요. 말씀에 갈급한 사람들이 이단에 현혹되는 거죠. 만화를 통해 말씀을 전하고, 선교회 회원들이 우리나라의 기독 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전 집사)
안산=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만화는 복음 전하는 최고의 도구”
입력 2016-07-21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