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 “나의 절친, 아버지가 미국 대통령 후보”

입력 2016-07-20 18:28 수정 2016-07-21 10:01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19일(현지시간)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가 영상을 통해 대의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대회장에 참석한 트럼프의 자녀들. 왼쪽부터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확정 발표는 가족의 몫이었다. 공화당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의 당선을 발표하도록 순서를 조정했다. 딸 티파니도 찬조연설에 나서면서 ‘트럼프 패밀리 쇼’는 이틀째 계속됐다.

공화당의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연설에서 공화당의 가치를 역설하면서도 트럼프의 이름은 딱 두 번 불렀다. 그는 대통령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의원선거 승리를 강조했다. 공화당은 19일(현지시간)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이틀째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부통령 후보로 공식화됐다.

이틀째 이어진 ‘트럼프 패밀리 쇼’

트럼프는 롤콜(roll call)이라는 공개투표 방식으로 후보로 확정됐다.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전국위원회 의장이 앨라배마를 시작으로 56개 지역을 알파벳 순서대로 호명하자 지역의 대표 대의원이 일어나 대의원 수를 공개했다. 트럼프는 고향인 뉴욕 순서에서 과반이 됐다.

뉴욕의 대표 대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였다. 그는 “아버지 축하합니다. 우리 모두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장녀 이방카와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도 바로 옆에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가족이 아버지를 대선후보로 밀어 올리는 장면은 연출된 것이다. 뉴욕이 알파벳 순서로는 뉴멕시코 다음이지만 뉴욕에서 과반이 확정되도록 펜실베이니아 다음으로 순서를 바꿨다.

이어진 찬조연설에서도 트럼프 가족은 프라임 타임에 배정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의 일자리를 되찾아올 위대한 대통령은 나의 멘토, 나의 절친, 나의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뿐”이라고 역설했다. 연설할 때 입꼬리가 내려가거나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드는 제스처는 영락없이 아버지를 빼닮았다.

라이언 의장의 거리두기, ‘트럼프’ 딱 두번만

찬조연설자 중에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공화당의 1인자인 그는 여전히 트럼프와 거리를 뒀다. 15분 연설 동안 트럼프의 이름을 고작 두 번 불렀다. 그것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와 묶어 언급했다. 라이언은 “내년 국정연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있는 연단에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의회를 계속 지배해야 한다”며 상·하원 의원 선거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 데 열을 올렸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내정된 그는 “클린턴을 백악관이 아니라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검사 출신인 크리스티는 리비아의 혼란과 이란 핵협상의 문제점을 나열하면서 “클린턴이 유죄냐 무죄냐”고 물어 “유죄”라는 대답을 끌어냈다.

뉴욕타임스 “클린턴 승리 확률 76%”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클린턴이 트럼프를 이길 확률이 76%라고 보도했다. 선거분석 전문기관 업샷(Upshot)의 유권자 투표성향 분석 모델을 근거로 작성한 기사다. 특히 NYT는 “클린턴이 패배할 확률은 프로농구(NBA) 선수가 자유투에 실패할 확률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선거분석 전문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클린턴 승리 확률을 61.3%로, 프리딕트와이즈는 69%로, 프린스턴일렉션컨소시엄(PEC)은 82%로 분석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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