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투(夏鬪)의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하투는 여름철에 집중된 주요 업체의 임·단협이 결렬될 때 노조들이 강행하는 파업을 말한다. 일본의 춘투(春鬪)와 비교되는 단어다.
자동차·조선업체가 파업에 돌입했고, 금융과 공공부문 등의 줄파업이 예고돼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하투 선봉에 섰다. 두 회사 노조는 전날에 이어 20일 동시파업을 벌였다. 두 노조는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대파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언제든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노조의 동시파업은 현대그룹노조총연맹 시절의 연대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두 노조가 동시파업에 나선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다. 노조의 요구 조건도, 회사의 경영상태도, 그룹과 오너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의 승진 거부권 등을 협상조건으로 내걸었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완전히 별개의 회사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에 현대중공업 사측이, 현대중공업 노조의 주장에 현대차 사측이 귀 기울일 까닭이 없다. 동시파업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전무하다. 그런데도 세를 과시하는 두 노조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다. 8개 조선업체 노조로 구성된 조선노동조합연대는 20일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며 부분 파업을 벌이거나 사업장별로 집회를 열었다.
한국 조선업체는 세계적인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에 직면했다.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 부실기업인 대우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백척간두에 내몰렸다. 노사가 손을 잡아도 위기 탈출이 쉽지 않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염성덕 논설위원
[한마당-염성덕] 누구를 위한 夏鬪인지…
입력 2016-07-20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