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민아 아닌 공심이로 봐주셔서 다행” [인터뷰]

입력 2016-07-20 19:06 수정 2016-07-20 22:56
SBS ‘미녀 공심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민아는 19일 “아이돌 연기에 대한 많은 분들의 우려를 덜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드림티엔터테인먼트 제공

‘민아의 재발견.’ 다들 적잖이 놀란 눈치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민아(본명 방민아·23)에게 이런 재주가 있었을 줄이야. 화려한 무대화장을 지우고 촌스러운 단발머리 가발을 쓴 민아는 영락없는 ‘공심이’였다.

19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파티오나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민아는 “시청자들이 걸스데이 민아가 아닌 공심이로 봐주셔서 정말 다행”이라며 “하지만 연기는 아직 많이 모자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렇게 칭찬을 받는 게 내심 찔리기도 한다”고 웃었다.

민아는 지난 17일 종영한 SBS ‘미녀 공심이’에서 못난이 취준생 공심 역을 맡았다. 그의 첫 지상파 주연작이다. “작품 들어가기 전 부담감이 너무 커서 죽을 뻔 했어요. 다 포기하고 도망가 버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선배들이 이런 기회는 꼭 잡아야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독하게 마음을 먹었죠. 무조건 해내야 한다고.”

도전은 다행히 합격점을 받았다. 방영 초기부터 민아 연기에 대한 호평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취업 스트레스로 자존감 추락은 물론 원형 탈모까지 겪는 공심은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 민아는 이런 공심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공심이에게 공감이 많이 됐다”는 민아는 “평소 외모에 자신이 없는 편이다. ‘넌 연예인인데 왜 일반인보다 못 생겼느냐’는 댓글에 상처받기도 했다. 그런데 공심이를 보면서 ‘내가 왜 남의 시선에 맞추려 애를 썼을까’ 싶더라. 외모에 신경 쓰지 않고도 당당한 모습에 위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고 싶은 말을 가감 없이 하는 공심의 성격도 부러웠다. 민아는 “전 원래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거절도 어려워하는 스타일”이라며 “할 말은 하는 공심이 멋지더라. 평소에 못하던 말을 대사로 하니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 생활을 했는데, 신인 시절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잖아요. 무조건 ‘네네네’하는 삶을 살았죠. 그러다 보니 거절이라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가수로서 늘 1위만 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여우주연상이나 연기대상을 받겠다는 거창한 꿈도 없다. 다만 ‘연기하는 아이돌’ 편견만큼은 깨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민아는 “음악을 할 때나 연기를 할 때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하는 가수 혹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제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계속해도 될지 두려움도 생겨요. 당장 잘하려 하기보다 차근차근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천천히 가고 싶어요.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