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출신 10대 난민이 독일 열차 안에서 ‘도끼 테러’를 저질러 여행 중이던 홍콩인 4명이 크게 다쳤다. 이 난민의 집에서는 손으로 그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깃발이 발견됐다. 난민을 많이 받아들인 독일은 IS를 추종하는 난민의 모방범죄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독일 DPA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18일 오후 9시15분쯤 남부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를 지나던 열차 안에서 아프간 출신 17세 난민이 갑자기 홍콩인 승객에게 도끼와 칼을 휘둘렀다. 이로 인해 홍콩에서 관광을 온 62세, 58세 부부와 이들의 딸(27), 딸의 남자친구(31)가 부상했다. 3명은 위독한 상태다. 목격자들은 “범행 현장이 마치 도살장 같았다”며 참혹했던 순간을 전했다. 일부 목격자는 용의자가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승객의 신고로 열차가 비상정차한 뒤 도주하다 경찰에 사살됐다. 그는 올해 혼자 독일에 왔으며, 최근 난민보호소에서 나와 중남부 오크젠푸르트의 양부모 집에 살았다.
IS 연계매체인 아마크는 “독일 테러는 IS 대원이 수행했으며 IS와의 전쟁에 나선 연합군 가담국에 테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가 국내에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에만 난민 100만명을 받아들였다. 아프간 출신 난민만 15만명이다. 극우파 정당들은 그동안 난민 중에 극단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며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5월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남성이 뮌헨 인근 기차역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아프간 10대 난민, 獨 열차서 ‘도끼 테러’
입력 2016-07-20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