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성장하던 넷플릭스가 2분기 들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방송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 19억6600만 달러, 영업이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순이익은 4100만 달러였다. 당초 제시했던 영업이익 4700만 달러, 순이익 9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공개 후 정작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실제 주식시장 종료 후 장외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실적은 좋았지만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게 원인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전 세계에서 168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 목표로 삼았던 250만명에 훨씬 못 미쳤다. 미국에서는 16만명, 해외에서는 152만명이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초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요금제를 화질에 따라 3종류로 나눴다. 기존 가입자는 매달 7.99달러에 HD 화질을 봤지만 이제는 9.99달러를 내야 한다.
콘텐츠 수급과 시장 확대에서 넷플릭스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에 서비스하고 있지만 콘텐츠는 일부 국가에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는 디즈니와 콘텐츠 계약을 맺었지만 미국에서만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는 아직 진출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다른 OTT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자체 제작 드라마를 강화하고 있는 아마존은 지난해 에미상 5개 부문 수상 이후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기존 방송사업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들이 OTT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애플은 애플TV를 강화하고 있고, 제작사인 HBO는 ‘HBO 나우’ 서비스를 통해 OTT 시장 대응에 나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잘나가다 제동걸린 ‘넷플릭스’
입력 2016-07-19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