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부터 성북동주민센터를 지나 성북초등학교와 홍익사대부속고로 이어지는 골목골목에는 메마른 현대인의 감성을 샘솟게 하는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다. 그 중 한 곳은 조금 특별한 공간이다.
오는 27일까지 혜례나 정 작가의 ‘십자가와 사람’ 전시회가 열리는 이곳의 이름은 ‘갤러리교회’. 말 그대로 갤러리 공간에 세워진 교회다. 주말과 교회 행사에만 사용되는 공간이 아닌,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하는 공간으로서의 교회를 지향하며 지난 1월 설립됐다.
평일에는 일반 갤러리와 동일하게 전시회가 열리고 화요일 저녁엔 기도모임, 일요일 오후에는 예배가 진행된다. 덕분에 갤러리를 찾아 전시회를 감상하다가 기독교에 관심을 갖고 예배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공연문화의 중심지인 대학로가 인접해 있어 연극배우와 연출가, 음악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한다. 전시회를 통해 영감을 얻고 차를 마시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갤러리교회를 운영하는 박진원 전도사는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오픈 커뮤니티 처치’를 표방했는데 설립 6개월여 만에 조금씩 그 의미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 전도사는 소더비와 함께 대표적인 세계 미술경매 시장으로 꼽히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5회 연속 낙찰될 만큼 주목받는 작가였다. 하지만 2010년 영국 유학 때 무너져가는 영국 교회들을 보고 신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갤러리교회는 최근 일주일에 두 차례 미술교실도 열어 미술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박 전도사가 직접 강의한다.
최기영 기자
[톡톡! 우리교회-대학로 인근 성북동 ‘갤러리교회’] ‘갤러리+예배당’ 예술과 복음이 만난다
입력 2016-07-19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