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폐자원 ‘보물단지’ 만든다

입력 2016-07-19 18:33
전북도는 도내 폐자원을 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왼쪽 위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군산 째보선창, 익산 춘포역, 진안 안천 노채금굴, 옛 남원역, 무주 제사공장, 임실 옛 오수역사 모습. 각 시·군 제공

전북 완주군 삼례역 근처에 있는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 때 쓰던 양곡 창고였다. 쌀 수탈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을 완주군이 2013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박물관과 갤러리, 공방 등이 들어선 뒤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무주군 머루와인동굴은 1988∼1995년 적상산 무주양수발전소를 건설할 때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이다. 이후 무주군이 2007년 임대·리모델링해 머루 숙성, 저장, 시음, 판매장을 갖춘 시설로 변모시켰다.

전북도가 이 같은 사례를 모델로 해서 도내 폐자원(유휴자원)을 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낡고 방치돼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폐창고와 폐역사(驛舍), 폐교 등의 시설에 새 옷을 입혀 ‘보물단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북도는 이들 폐자원을 국가사업에 공모하는 등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기로 하고, 1차로 8개 시·군에서 12건의 폐시설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선정된 시설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지인 군산 째보선창을 비롯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익산 춘포역, 금광이었던 진안 안천 노채금굴 등이다. 또 전주 완산동 충무시설, 상관정수장, 김제 와룡역, 군산 시민문화회관, 옛KBS 남원방송국, 옛 남원역, 무주 제사공장, 임실 옛 오수역사·삼계면 공회당 등도 포함됐다.

도는 앞으로 유형별 자원관리기관, 전문가, 시·군 등과 간담회를 통해 이들 시설에 맞는 적합한 활용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지역생활권 연계하고 창조지역사업 등 국가사업화가 가능한 자원에 대해서는 관련 국가공모에 대응키로 했다.

특히 1914년 설치된 춘포역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상징하는 역사문화자산으로 ‘간이역 박물관’으로 조성한 뒤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북발전연구원도 세부사업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전주시는 전라선 복선화 철도 사업으로 발생한 옛 아중역 주변 폐철로를 레일바이크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모두 44개의 폐자원을 대상으로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해서 1차로 12개 자원을 뽑았다”면서 “국가사업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