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실탄 19발·30억대 마약… 재일동포 야쿠자 부산서 검거

입력 2016-07-19 18:05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수사관이 19일 일본 야쿠자 '구도카이'의 중간간부인 재일교포 김모씨에게 압수한 히로뽕과 러시아제 권총, 실탄 등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권총과 실탄을 휴대하고 30억원대 중국산 히로뽕을 소지하고 있던 일본 야쿠자(조직폭력단) 간부가 경찰에 검거돼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대장 김창립)는 인터폴 수배로 부산에서 1년6개월 동안 은신 중인 일본 야쿠자 ‘구도카이(工藤會)’ 중간간부이자 재일교포인 김모(44)씨를 검거, 먀약류관리법과 총포·도검·화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구도카이’는 거래를 중단한 기업체에 수류탄을 던지는 등 야쿠자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김씨의 은신처를 급습해 3만1000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히로뽕 56g(시가 31억8000만원)과 러시아제 권총 1정, 실탄 19발, 현금 2200만원 등을 압수했다. 국내에 잠입한 외국 조직폭력배로부터 권총을 압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일본 기타큐슈에서 4층짜리 건물을 빼앗았다가 경찰 수배를 받자 지난해 1월 26일 부산으로 피신했으나 인터폴 수배로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부산 개금동의 한 다가구 주택을 은신처로 마련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6일 운송업자 주모(54)씨와 공모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히로뽕을 밀반입했다. 그는 또 부산으로 피신하기 전 야쿠자 선배에게 물려받은 권총을 일본에 숨겨두었다가 지난해 9월 주씨를 일본으로 보내 권총과 실탄을 찾아 부산∼일본 여객화물선에 숨겨 밀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히로뽕이 중국에서, 권총과 실탄이 일본에서 잇따라 밀반입됨에 따라 국내 세관 검색의 허점이 또다시 여실히 드러났다. 경찰은 일본 경찰과 국제공조를 통해 추가 관련자와 여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