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건네준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던 홍명보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 검푸르게 멍든 눈으로 활짝 웃으며 금메달을 깨물던 김현우(레슬링), 멈춰 버린 1초 때문에 펑펑 운 신아람(펜싱), 정들었던 바벨에 작별의 키스를 한 장미란(역도)···. 2012 런던올림픽 때 국민들은 태극전사와 함께 웃고 울었다. 4년 만에 ‘올림픽 드라마’가 다시 시작된다.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한국시간 8월 6∼22일) 한국 선수단 결단식. 태극전사들은 운동복 대신 말쑥하게 선수단복을 차려입었다. 얼굴에는 긴장감과 자신감이 교차했다. 올림픽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4년 동안 구슬땀을 흘린 그들이다.
행사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몽규 선수단장, 김정행·강영중 대한체육회 공동회장 등 약 300명의 선수단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이번 올림픽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대표로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원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정 단장은 김 체육회장이 건네준 선수단기를 받은 뒤 힘차게 흔들었다. 이어 두 체육회장이 이용대(배드민턴), 기보배(양궁), 이대훈(태권도), 김현우(레슬링), 안창림(유도), 윤진희(역도)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아 주자 결단식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하는 기보배는 “국민들이 바라는 게 내가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나 자신이 가장 큰 라이벌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현우는 “한국의 늪 레슬링을 보여 주겠다. 한번 빠지면 절대로 못 벗어나는 레슬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안창림은 “두려운 건 없다. 한국 대표팀의 훈련은 세계에서 가장 강도가 높다. 금메달을 따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개막식에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는 기수는 펜싱의 구본길이 맡는다. 출국 기수로는 사격의 진종오, 남녀 선수단 주장으로는 진종오와 핸드볼의 오영란이 각각 선정됐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선수 203명과 임원 112명 등 모두 315명을 파견한다. 목표는 금메달 10개와 종합순위 10위로 잡았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선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5위에 올랐다. 선수단 본진은 7월 27일 출국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와우! 리우, 우리가 주인공… 태극전사 결단식서 필승 다짐
입력 2016-07-20 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