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송이] 20대 신입사원이 본 한국농업의 미래

입력 2016-07-19 18:38

취업이 어려운 요즘 운 좋게 농어촌과 농어민을 고객으로 하는 공기업에 입사했다. 축하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의아해 하는 친구도 있다. 농촌에 살아본 적도 없는 도시 처녀가 농업 분야 공기업을 택했으니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입사 이후 짧은 기간이지만 현장에서 본 농촌과 농업은 정적인 공간만은 아니었다. 농업은 어느 산업보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필요로 하며 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산업이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넘쳐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선한 아이디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공간이다.

농업의 트렌드인 ‘6차 산업화’는 농산물 생산은 물론 가공·유통과 체험·관광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작년 기준으로 6차 산업과 관련해 8800여개 영농법인이 등록했고 9만3000여개 일자리가 창출됐다. 특히 내 또래 2030세대가 6차 산업 경영체를 꾸리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블루베리 재배와 캠핑을 결합한 아이템으로 출발해 연매출 2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농업법인 ‘젊은농부들’이 대표적이다.

농업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육성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기간산업이기도 하다. 냉전시대에는 군사안보가 세계를 지배했다면 기후변화 시대에는 식량자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는지가 국가적인 과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좁은 국토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찾을 필요가 커졌다. 요즘 각광받는 ‘스마트팜’이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스마트팜 농가 소득은 도입 전에 비해 생산량은 25%, 총수입은 31% 증가했다.

농업 분야의 해외 진출 기회도 무궁무진하다. 경지 정리, 저수지, 양·배수장 등의 농업 SOC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는 한계에 도달했지만 동남아나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사업 진행이 한창이다.

시장개방으로 한국 농업이 위기라는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고품질의 농산품을 원하는 해외 소비자에게 수출하고, 관광객들을 농촌으로 유치하며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농업이 미래다. 청춘들의 도전이 더 필요하다.

한송이 한국농어촌공사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