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손잡고 미래로] 스마트 팩토리,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 됐다

입력 2016-07-21 18:46
경북도는 장래 스마트 팩토리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북창조경제경북혁신센터와 연계해 국내 최초의 스마트 팩토리 교육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한 직원이 구미에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 공장 내부에서 기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경북도 제공
박성수 창조경제산업실장
구미전자산업단지, 포항 철강산업단지가 중심이 된 국내 제조업은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서 고용과 부가가치 측면에서 상당한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전부터 국내 제조업은 공동화 가속화,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 수 감소, 원천기술 부재에 따른 기술종속 심화 등으로 전자·조선·석유화학·철강산업은 위기에 봉착했다.

이는 제조업의 위기를 예측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국내외 관련단체에서 이 같은 경제지표와 통계지표를 제시하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기술력이 철강·정유, 석유화학, 자동차·조선, 스마트폰 산업에서 급속도로 한국을 추월하고 있고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도 조만간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의 기존 기술경쟁력과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까지 더해져 한·일간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제조국들은 다양한 미래의 제조전략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Advanced Manufacturing Partnership 전략’을 통해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와 신규 고용창출을 추진하고 있고,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통해 사물인터넷 기반 CPS 기술의 제조업 접목 추진을 통해 제조업 원천 경쟁력 강화 및 세계 표준 주도 노력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Made in China 2025’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조국가 달성의 목표 수립과 이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정부, 2014년부터 다양한 연구개발 시작

국내에서도 제조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에서는 2014년부터 ‘제조업 혁신 3.0’이라는 기치 아래 로드맵 수립, R&D, 보급·확산 등 다양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스마트제조 8대 핵심기반 기술(CPS, 스마트센서, 사물인터넷, 에너지절감, 3D 프린팅, 빅데이터, 클라우드, 홀로그램)의 R&D 로드맵을 수립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스마트공장 분야 R&D와 ‘민·관 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을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 및 정책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다양한 ICT(CPS),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제조융합을 위한 R&D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한 제조효율 증대를 꾀하는 수요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공급기업 육성 정책이 다소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로크웰 오토메이션, 일본의 미쯔비시 등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 공급기업 육성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조혁신의 선두, ‘커넥티드 스마트 팩토리’

제조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술의 ‘통합’과 ‘연결’이다. 스마트 팩토리 수요기업과 공급 기업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기초기술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경북도가 추진 중인 ‘사물인터넷 제조융합 테스트베드 구축사업’(CSF)은 통합과 연결, 수요기업은 물론이고 향후 한국의 스마트 팩토리 공급 산업을 위한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경북도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2015년부터 3년간 총 106억원을 투입해 구미 테크노밸리에 테스트베드 구축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밀모터조립공정과 의료기기조립공정에 대한 모델 팩토리 형태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스마트 팩토리 구축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통합’과 팩토리의 ‘연결’을 통해 국내 스마트 팩토리 공급기업의 육성과 핵심기술의 국산화율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사업은 스마트 팩토리 기술의 참조모델을 제시하는 국내 유일의 테스트베드로서 스마트 팩토리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직접 테스트하고 인증 및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모델화된 팩토리다.

대부분의 스마트 팩토리 관련 사업이 제품생산 및 제조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에 고객의 요구사항을 시작으로 하는 제품개발, 판매, 유통까지 전 주기적인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의 수평적 통합이 구현되는 공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경북도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지난 5월말 1차년도 커넥티드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1차 사업의 결과물인 ‘모터조립 모델 팩토리’는 12종류의 산업용 모터를 조립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 제품 생산을 위한 테스트 베드이며 7개 핵심 공정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본 모델 팩토리에는 산업용 IoT, 스마트 에너지 기술, 공정 시뮬레이션, 설비진단 및 품질예지보정기술, 가상화 기술, 제조보안 기술 등의 공급기술이 통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스마트 팩토리 관련 기술을 개발해도 기술의 적합성과 신뢰성을 평가할 마땅한 수단이 없었으나 경북의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 첫 걸음은 경북에서

경북도는 장래 스마트 팩토리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북창조경제경북혁신센터와 연계해 국내 최초의 스마트 팩토리 교육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북지역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을 추진 중이며 스마트공장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스마트 팩토리 전문가 양성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산업은 제조업의 어려운 현실을 해결해줄 희망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시설을 공급할 기업이 없다.

스마트 팩토리로 교체하거나 공장을 신설하려면 지멘스, 미쯔비시 같은 외국 기업에 의존해야 한다.

경북에서 진행되는 커넥티드 스마트 팩토리 테스트 베드 사업이 한국 스마트 팩토리 산업에서 성공적인 첫 걸음을 시작했다. 더 많은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산업은 한국경제에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수 창조경제산업실장 "우리만의 스마트 팩토리 기술 만드는 게 중요"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 기술개발과 다양한 기업 육성, 지역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지원으로 대한민국 제조혁신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박성수(사진)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21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의 추격과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산업 위기를 맞고 있지만 경북도는 언제나 미래를 준비해 왔고 이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실장은 경북도가 60∼70년대 한국경제를 이끈 주체였고 포항제철과 구미전자산업단지는 경북의 자랑이자 산업의 신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북도가 미래 기초과학의 새 지평을 열어갈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미 첨단 전자산업의 새로운 부흥을 가져다 줄 웨어러블(wearable) 스마트 기기와 스마트 카(car), 미래생활과 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무선충전 산업 등 조용한 혁명을 이미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이들 산업이 더욱 활력 있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바로 '커넥티드 스마트 팩토리'라며 자동자 부품부터 섬유, 금속, 바이오 의약품까지 향후 스마트 팩토리 산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소개했다.

경북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삼성과 협력해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보급 확산 사업을 이미 추진 중이다.

KEIT(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슈 리포트를 참고하면 국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제조라인에 IoT(사물인터넷) 센서, MES(제조실행 시스템) 프로그램, 부분적 자동화 공정만을 적용한 초보적인 수준이다.

ICT 기술의 급속한 진화와 선진국의 시장 지배강화, 기술종속화까지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우리만의 미래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경북도는 미래 타킷산업으로 스마트 팩토리 공급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 모델 개발'을 시작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공장에 첨단 자동화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수요기업 측면이 강조돼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설을 구축해 줄 공급기업의 유무이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제조혁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스마트 공장, 스마트 팩토리 개발은 미래 제조혁신을 이끌 기술이며 새로운 IoT 장치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