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청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황교안 국무총리 일행 사드 주민설명회 폭력사태와 관련해 외부세력 개입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경북 성주군 정·관·민 대표들이 모여 구성된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외부세력 개입은 근거 없는 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선 반면, 경찰은 외부세력 개입 정황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투쟁위는 황 총리 방문 당시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18일 밝혔다. 전날 투쟁위 내부에서는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했다. 이재복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폭력사태의 발생은 외부인이 집회에 참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당시 현장에 있던 대부분은 성주군민들이고 외부인을 볼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의견 충돌로 이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18일 투쟁위 입장은 하나로 모였다.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전날 발언은 인터뷰 과정에서 와전된 부분이 있고, 이 위원장의 사퇴설 등도 사실과 다르다”며 “외부세력에 대해 확인된 것도 없고 알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회의 등에서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밝혔다. 투쟁위에는 4명의 공동위원장이 있다.
투쟁위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부인 개입 없이 성주군민의 힘만으로 반대 투쟁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오는 21일 예정된 대규모 상경 집회 역시 외부인을 철저히 배제한다는 입장이다. 성주군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거부와 조퇴 사태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투쟁위 입장과 달리 경찰은 외부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 총리가 사드 배치 설명을 위해 성주를 방문한 날 황 총리 일행에게 일부 성주군민 등이 계란, 물통 등을 던졌고 총리가 탄 차량을 막아서면서 총리가 성주에 6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황 총리 성주 방문 당시) 외부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외부세력은 성주군민이 아닌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아직 인원이나 소속 단체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세력이라는 표현보다는 불법행위 한 사람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외부세력 개입 여부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북지방경찰청은 현재 25명 규모의 전담반을 꾸려 황 총리 성주 방문 당시 주민, 외부인 등의 폭력행위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날 성주군청을 다시 찾아 “성주 군민들이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과격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평화집회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자”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성주=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황 총리 감금’ 논란 증폭… ‘외부 개입’ 엇갈렸던 투쟁위→ 하루 만에 “개입 없었다”
입력 2016-07-19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