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미국의 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레이더의 유해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크지 않다.
한·미 당국은 18일 태평양상 괌 앤더슨 미군기지에 공개된 사드 포대를 전격적으로 공개하고 사드 탐지레이더의 유해성에 대해 설명했다. 2013년 4월에 배치된 괌 사드 포대의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800㎞의 사격통제 레이더로 경북 성주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와 같은 종류다. 이 레이더의 유해성이 낮다면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레이더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수 있다. 괌 기지의 레이더 전자파 검증 결과 유해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도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 주민들이 수긍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괌의 사드 배치지역과 경북 성주의 지형이 차이가 있어서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4일 국내 언론에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그린파인’ 기지와 종말단계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공개했다. 이 두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밝혀 사드 레이더의 유해성 역시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심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린파인 기지는 그간 국방부가 위치는 물론 국내에 몇 기가 있는지조차 공개하기 꺼려했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발사 여부를 정밀하게 탐지하는 전략적인 곳이다. 그런 곳까지 공개할 만큼 군이 다급했다는 의미다.
두 곳의 레이더 전자파는 유해허용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전방 30m 지점에서 6분간 관측한 전자파 최대 강도는 0.2658W/㎡로 허용기준 6W/㎡의 4.4%에 불과했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사드 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길고 전자파 출력도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출입을 통제하는 안전거리도 530m로 사드의 안전거리 100m보다 5배 정도 길다.
다만 사드 레이더는 마하 8 이상의 고속도로 비행하는 적 미사일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해 목표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자빔을 쏘기 때문에 그린파인 레이더와 전자파 강도를 비교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드 레이더의 구체적인 주파수와 출력이 공개되어야만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기밀사항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급히 대구지역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장관은 “사드 레이더가 주민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며 “전자파 문제는 자신이 있다. 내가 그곳에 살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지역언론 편집·보도 국장들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위해요인이 발생하면 성주를 배치지역으로 선정한 것을 철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하루 이틀의 노력으로 주민들의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국방부가 숨김없이 진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진정성을 이해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다급한 軍… ‘괴담’ 해소 위해 기밀사항 공개 초강수
입력 2016-07-18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