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테러’를 일으킨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이 사건 직전 문자메시지로 무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사건 발생 전날에는 가족에게 거액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당국은 IS 지침을 따른 단독 테러에 무게를 뒀지만 조직적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7일 프랑스 수사 당국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알바니아 출신 커플 등 용의자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남성 1명은 범행에 사용된 자동 권총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테러에 연루돼 체포된 사람은 6명으로 늘어났지만 수사 당국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부렐의 전 아내도 붙잡아 조사했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풀어줬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부렐이 테러 전날 가족에게 8만4000유로(약 1억500만원)를 송금했고 동생이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또 부렐이 테러 직전 “7.65구경 권총을 획득해 만족한다”거나 “무기를 더 가져와라. 5개를 C로 가져와라”는 문자메시지를 누군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돈의 출처와 C의 의미를 분석 중이다. 또 범행을 벌이기 며칠 전부터 그가 현장을 사전 답사했다는 점도 주변 CCTV 탐문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배후세력이 드러나지 않은 데다 그가 평소 종교생활을 하지 않았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렐의 아버지는 언론에 “부렐이 신경쇠약을 앓으면서 격분하거나 앞에 있는 것을 모두 부숴 우울증 약까지 먹었다”면서 “시간에 맞춰 기도하지 않았고 금식성월인 라마단에도 단식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슬람교에서 금기시하는 술과 마약 전력이 있고, 모스크에 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이웃의 증언에 따라 부렐이 독실한 이슬람교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CNN은 과거 부렐을 변호했던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극단주의를 추종한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치밀하거나 똑똑하지 않았다”면서 “갑자기 급진적인 종교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니스 테러범 범행 전날 가족에 1억원 송금했다
입력 2016-07-18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