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여자 응급환자를 종합병원에서 소방헬기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돼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중앙119구조본부와 해당 병원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1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한 종합병원은 폐부종으로 입원한 A양을 소방헬기를 이용해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길 채비를 마쳤다.
병원 측은 산소통이 장착된 이동식 침대에 A양을 눕혀 헬기장으로 옮겼으나 헬기가 예정 시간보다 8분 늦게 도착했다. 이때 침대에 달린 산소통이 바닥이 나자 의료진은 수동식 산소 공급기를 작동하며 헬기로 환자를 옮기려 했다.
하지만 헬기에 있는 의료키트의 산소 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아 10여분이 더 지체되면서 환자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A양은 응급실로 다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다. 당일 헬기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로 전북소방본부 요청으로 지원을 나왔다.
A양의 어머니는 이 같은 사연을 도청 홈페이지에 올리고 “병원과 구조본부의 의료사고로 딸이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중앙구조본부 측은 “지난 3월 정비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병원 측에서도 헬기에 이송하기 전 산소가 떨어졌던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병원 측은 “당시 이동식 침대의 산소통에는 산소가 충분했고, 다만 환자의 산소 소화율이 떨어져 수동식 호흡기를 병행해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응급환자 이송헬기 산소공급장치 고장 10세 여아 의식불명
입력 2016-07-1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