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들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한 ‘고객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출시 4개월을 맞아 계좌이동제가 시행되고,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들도 수익률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투자성향 차이가 뚜렷한 데다 수익률 공시도 초기 단계여서 본격적인 ‘머니 무브(Money Move)’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의 일임형 ISA 수익률이 오는 29일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일임형 ISA를 출시한 이들 은행 외에 모델포트폴리오(MP) 출시 3개월이 지난 증권사의 수익률도 함께 공개된다. 지금까지는 지난 3월 일임형 ISA를 출시한 증권사의 수익률만 공개됐었다. 103개 일임형 ISA의 3개월 수익률은 0.1∼5.01%로 집계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ISA 가입금액 2조4573억원 중 은행이 70%, 증권사가 30%가량을 차지한다.
계좌이동제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계좌이동제가 힘을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수익률 공시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가입자들이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임형 ISA 수익률 공시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증권사들은 기대감이 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은행도 일임형을 운용하지만 운용능력 면에서 증권사와 차이가 크다”며 “수익률에 민감한 고객들이 다수 옮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고객들의 계좌 대이동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시중은행 ISA 담당자는 “은행 고객들은 증권사와 달리 투자성향이 초저위험 및 저위험 쪽에 쏠려 있다”며 “수익률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단기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상진 나성원 기자 sharky@kmib.co.kr
ISA, 이제 마음대로 계좌이동… 은행-증권 ‘錢의 전쟁’
입력 2016-07-18 17:51 수정 2016-07-18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