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 집중 전 부문 품질 높여라”…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들에 강력 주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8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들에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판매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연구개발·생산·판매·서비스 전 부문에서 업무 품질을 높여야 한다”며 “고객에게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품질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며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정 회장은 해외 현지 시장상황에 대한 점검 강화, 판매 확대를 위한 글로벌 애프터서비스 활성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멕시코 및 중국 창저우 공장의 성공적인 가동 등을 지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322만4196대를 판매했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상반기(336만6287대)보다 4.2% 감소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친환경차 라인업을 기반으로 실적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올 3분기 제네시스 G80, G90(국내명 EQ900)의 성공적인 미국 출시를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아울러 “친환경차의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생산·판매능력을 배가해 시장을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에 아이오닉이 출격하는 등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선보인 친환경차를 주요 지역에 차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발맞춰 SUV 글로벌 생산량도 확대한다.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싼타페를 미국 조지아 공장 외에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만들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각 공장에서 SUV 생산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인도에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크레타의 판매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지역으로 확대하고,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소형 SUV 니로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