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나리는 호남선’을 부른 원로가수 손인호(본명 손효찬·사진)씨가 16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1927년 평안북도 창성 출신인 고인은 ‘해운대 엘레지’ ‘울어라 기타줄’ ‘한 많은 대동강’ 등 1950∼60년대를 대표해온 여러 노래를 불렀다. 특히 작곡가 박시춘씨와 함께 작업한 ‘비 나리는 호남선’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방송 무대에 서지 않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렸고, 2001년 KBS ‘가요무대’ 특집방송에서 처음 얼굴을 드러냈다.
고인은 가수로서 150여곡을 발표했지만 본업은 영화 녹음기사였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로맨스 빠빠’ ‘빨간 마후라’ ‘미워도 다시 한 번’ 등을 비롯해 무려 2000여편의 영화에서 녹음작업을 담당했다. 한양스튜디오 책임자이기도 했던 고인은 대종상영화제에서 녹음상을 7차례 받기도 했다.
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고인에 대해 “보릿고개 시절, 라디오와 영화가 국민에게 최고의 오락수단이었던 때, 그 두 무대를 동시에 장악하며 ‘소리의 마술사’로 불렸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선자씨와 3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30분.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비 나리는 호남선’ 원로가수 손인호씨 별세
입력 2016-07-17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