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와 민가 거리… 괌 평지 3㎞, 성주는 산속 1.5㎞

입력 2016-07-18 04:29
사드 포대 소속 장병들이 미군 태평양 괌 앤더슨 기지에서 사드 요격미사일 교체 훈련을 위해 미사일을 운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사드 포대 장병들이 통신 지원을 위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미 육군 홈페이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주민 불안을 달래기 위한 방안으로 괌 기지의 사드 포대가 국내 언론에 공개된다. 하지만 사드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7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와 국방부 기자단 일부는 18일 괌 북부에 있는 사드 포대를 방문한다. 괌은 태평양상 미국의 핵심 군사기지가 있는 곳으로 2013년 5월 해외 미군기지로는 처음 사드가 배치됐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프리 슬론 중령은 올해 초 괌 기지를 취재한 ‘성조지’ 인터뷰에서 “우리 부대의 별명이 ‘북한 무수단 미사일을 난도질하는 자들’”이라며 사드 포대의 1차 목표가 북한 무수단 미사일로부터 괌을 방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괌에는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미 육군은 괌 북쪽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 북서쪽 정글지역인 ‘사이트 아마딜로’에 사드 포대를 배치했다. 미군은 14만4472㎡에 달하는 정글을 제거하고 AN/TPY-2 탐지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발사대 6기, 사격통제소를 설치했다.

전체적으로 평지이며, 레이더는 바다를 향해 있고 북서쪽 1.7㎞ 지점에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다. 레이더 기지는 반경 610m에 울타리가 조성돼 있다. 안전거리 유지를 위해서다. 게다가 괌 북부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앤더슨 공군기지 내에 있어 주변에 민간인 거주지가 거의 없다. 가장 가까운 민가는 3㎞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파 유해성이나 발전기 소음 등 민간인 피해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미군은 괌에 사드를 배치하기 전인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사전에 유해성 여부를 판단해 설치했다.

하지만 경북 성주는 이와 다르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 포대는 앤더슨 기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작은 규모의 부대인 데다 1389가구 2800여명이 살고 있는 군내 성주읍과 약 1.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괌 기지가 민간인이 거의 없는 군사기지 한복판에 설치돼 있다면 한반도에서는 주민 삶의 터전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이번에 방문하는 취재진에는 전자파와 소음 전문가는 포함돼 있지 않다. 미군 측의 설명을 검증할 능력이 없어 일방적으로 설명을 듣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미 육군이 2015년 6월 실시한 괌 사드 포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인체와 주변 자연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사드 레이더는 5도 이상의 각도로 공중을 향해 발사되기 때문에 전방 안전거리 100m를 유지하면 인체에 영향이 거의 없고, 500m 이상이면 주변장비에도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소음피해에 대해서는 사드 포대에서 3㎞ 떨어진 가장 가까운 주거지역에서 민감한 소음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