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증강현실(AR)이 교과서에 적용돼 교실 안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교육부는 “2018년 새 학기부터 전면 도입되는 디지털교과서에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딱딱한 수업을 바꾸고 학습 흥미를 높일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증강현실은 교실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현재 일부 초·중학교에 보급된 디지털교과서는 2차원인 동영상에 의존해 학습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우주 탐험을 다루는 수업에서는 로켓이 발사돼 대기권을 넘어 로켓이 대기권에서 분리돼 탐사선만 남아 돌아오는 영상을 보여준다.
증강현실 기술이 교과서에 접목되면 포켓몬고 게임처럼 교실이나 학교, 야외에서 3차원 학습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위생에 대해 다루는 수업이라면 교실 책상이나 화장실, 운동장 등에 여러 종류의 세균을 숨겨놓고 학생들에게 찾아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세균을 찾는 재미에 푹 빠질 수도 있다. 딱딱하게 세균의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세균에 대해 학습하고 위생 관념도 익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에 대해서 공부한다면 교과서를 하늘로 향하면 별자리가 3차원으로 나타나도록 만들 수 있다. 태양계를 다니며 행성을 공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역사와 같은 딱딱한 과목에도 접목될 수 있다. 역사 유적지로 현장 학습을 떠나 역사 수업을 현장에서 흥미롭게 구현할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디지털교과서에 증강현실은 다양한 과목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에 증강현실 도입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과 연구 작업에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국검정 구분안’을 지난달 10일 행정예고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34% 정도만 시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를 모든 초·중학교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디지털교과서 전면 확대 방침을 보고했다.
교육부가 2018년으로 도입 시기를 잡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개정된 교육과정 적용 시기와 맞추기 위해서다. 새 교육과정은 2018년 3월 학교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새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서도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현재는 사회와 과학 두 교과에서만 디지털교과서가 사용되고 있지만 다른 과목으로 확대하면 개발과 보급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연구단계라서 구체적인 예산을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며 “재정 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포켓몬고’ 게임처럼 3차원 학습 가능… ‘증강현실’ 교실 속으로
입력 2016-07-17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