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SNS 스타가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오빠에게 살해당했다.
영국 B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이 온라인 유명인사 찬딜 발로치(26·사진)를 살해한 혐의로 오빠 무함마드 와심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발로치는 그동안 남녀평등 주장과 돌출행동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렸다. 오빠 와심은 “동생이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혀 참을 수 없었다”며 ‘명예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로치가 최근 SNS에서 이슬람 모독 논란을 빚은 게 명예살인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발로치는 최근 유명 성직자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사진과 함께 ‘이 성직자와 탄산음료, 담배를 즐겼다’는 설명을 달았다.
문제는 그들이 먹고 즐긴 시기가 라마단 기간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교도는 라마단 기간인 한 달 동안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단식을 한다. 발로치의 주장대로라면 이 성직자는 라마단을 무시한 셈이다. 발로치의 트위터 팔로어는 4만명이 넘는다.
발로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사회에 좋은 건 하나도 없다. 가부장적인 사회는 정말 별로다”라고 말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격분시켰다.
보수적인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인 ‘명예살인’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소신발언 파키스탄 SNS스타, 오빠에 ‘명예살해’ 당해
입력 2016-07-17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