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vs ‘보존’… 충돌 대한민국

입력 2016-07-18 04:34
전북 장수 풍력발전 ‘마찰’, 서울 옥바라지골목 ‘충돌’, 대전 갑천 친수구역 ‘대립’….

최근 전국 곳곳에서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민간업체나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개발사업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북 장수에서는 한 기업이 장수읍 장안산 일대에 6000억원을 들여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반대대책위원회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주민 동의절차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사과와 한우로 유명한 청정장수의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군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풍력발전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진안에선 진안군이 마이산에 1.6㎞ 길이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놓고 주민과 환경단체가 맞서고 있다.

진안읍 이장협의회는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추진하라”고 찬성하는데 반해,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은 “마이산의 청정 생태계를 해치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 재개발을 둘러싸고 충돌까지 벌어졌다.

‘옥바라지 골목’은 옛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던 애국지사들을 옥바라지한 가족들이 머문 여관들이 밀집한 곳으로, 2000년대 초부터 재개발이 추진돼오다가 지난해 최종 허가를 받아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역사적 가치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급기야 시공사와 몸싸움 중에 주민 1명이 구급차에 실려 가자 박원순 시장이 현장을 찾아 ‘공사 중단령’을 내렸다.

대전에서는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개발사업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갑천변 93만4000㎡에 5384억원이 들어가는 생태호수공원과 주택용지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천혜의 친수공간 옆에 인공호수와 또 다른 주택용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명분 없는 환경파괴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종에서는 중앙공원 내 생태습지공원 조성을 놓고 갈등이 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생태습지구역(장남평야)에 복합체육시설과 가족숲 등을 조성할 계획이나 지역 환경단체들은 “금개구리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종이 유지되고 있어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입주민 모임은 “금개구리 서식지를 금강 생태공원으로 옮기고, 공원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수=김용권 기자, 전국종합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