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보다 독립된 보험대리점(GA)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더 많아졌다.
1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에 소속된 설계사는 18만3296명으로 2012년(21만1474명)보다 13.3%나 줄었다. 반면 GA 소속 설계사 수는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19만2000명대로 전속설계사보다 9000명가량 더 많았다. GA 소속 설계사는 2010년 3월 12만1000명에서 59.0%나 급증했다.
설계사들의 GA행 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초 대형 생명보험사에서 GA로 옮긴 한 40대 여성 설계사는 “GA에 소속된 설계사는 다 전속설계사였다고 보면 된다”며 “아무리 큰 보험사에 소속돼 있어도 설계사들은 수입이 불안정한데, GA로 옮기면 같은 실적으로도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동료의 권유를 받고 회사를 옮겼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한 생명보험사의 경우 보험설계사의 평균 연봉은 2012년 기준 약 3100만원 수준이었지만, 설계사 간 소득격차가 매우 커서 최저임금(당시 월 109만원)에도 못 미치는 이들이 전체의 약 19%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약속하는 GA로 옮길 수밖에 없다. 일부 GA들은 웃돈까지 얹어주며 전속설계사들을 끌어온다.
보험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전속설계사들은 초기 2년 동안 투자비용이 더 큰데, 어느 정도 교육이 이뤄지고 회사에 수익을 줄 만할 때 GA로 옮겨가 버리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대형화된 GA는 중소형 보험사들보다 더 많은 설계사를 확보하고 보험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GA 4721곳 중 소속 설계사가 500명 이상인 대형 GA는 46개사이고, 3000명이 넘는 GA도 10곳에 이른다. 상위 10개 GA에 소속된 설계사 수만 6만4217명으로 삼성생명의 2배가 넘는다.
보험연구원은 “앞으로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규 설계사를 확보하기 어려워 전체 설계사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비즈카페] 보험사 전속 설계사 GA行 ‘봇물’
입력 2016-07-17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