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첫 구속… 고개 떨군 檢

입력 2016-07-17 18:23

검사의 지위를 이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부정축재를 저지른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진) 검사장이 구속 수감됐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1948년 대한민국 검찰 창설 이래 최초의 사례다. 법무부와 공직자윤리위원회,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 체계가 마비됐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7일 특가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진 검사장을 구속했다. 진 검사장은 2006년 11월 넥슨 측으로부터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무상 취득해 결국 12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혐의다. 2008년 3월 넥슨의 법인 리스차량 제네시스를 처남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직접 내사하던 한진그룹 계열 대한항공이 처남의 청소용역업체에 용역을 몰아주게 해 130억원대 매출을 올리게 한 혐의도 영장에 포함됐다.

검찰 역사상 첫 현직 검사장의 구속 사태에 법무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국민들께 크나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위직 검사가 상상할 수 없는 부정부패 범죄를 저지른 점에 대하여 부끄럽고 참담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18일 전국 5개 고검장과 대검찰청 차장, 법무연수원장, 서울중앙지검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내부청렴 강화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김 총장도 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를 표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은 지난 1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했다. 그는 20년 전인 1996년 서울지검 형사부 평검사 시절 통일호 열차표 1장을 4000원 비싼 값에 암표로 판 40대 회사원을 구속 기소했었다.

노용택 이경원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