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몽골, EPA 체결 추진 합의

입력 2016-07-17 18:14 수정 2016-07-17 21:29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몽골 울란바토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경제 분야 등 20건의 양해각서(MOU) 협정 서명식에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울란바토르=이병주 기자

몽골을 공식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한·몽골 양국은 EP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를 이르면 내년 말 마무리 짓고, 이후 공식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상회담에서 “바로 공동연구에 착수하고 연구를 조기에 마쳐 협상을 빨리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양국 간 EPA 체결 추진으로 세계 10대 자원부국이자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인 몽골시장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EPA는 상품·서비스 등 교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FTA의 일종으로 산업과 투자 확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양국은 또 몽골 제5열병합발전소, 타반톨고이발전소 건설사업 등 44억9000만 달러(약 5조원) 규모의 현지 에너지·철도·도시개발 사업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고비사막 지역에 조성된 3000㏊ 규모의 조림관리사업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울란바토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그간 북핵 불용 및 남북통일을 지지해온 데 다시 한번 사의를 표명했다”며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토대로 한반도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몽골 항공편 증설에 대해서도 “항공노선 확대 문제 등에 대한 의견 접근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아주 많은 선물을 가져온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시내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하고 “우리 앞에는 경기회복,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 북핵 해결 등 수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며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지 않지만 저는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16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자유토론 세션에서 북한을 유라시아 대륙 비전 실현의 ‘빠진 고리(missing link)’로 규정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각국 정상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아셈 정상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대북제재 결의의 전면 이행을 촉구했다. 이는 아셈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규탄 내용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 회의 기간 주목을 받았던 박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동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리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자유토론 세션에서도 사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주최 측 행사일정 지연 등 영향으로 아셈 폐막 기념촬영에 참석하지 못했다.울란바토르=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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