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무크, 교육변혁 이미 시작됐다] 고교 ‘문·이과 통합’ 보완… 대입 ‘학생부 전형’ 확대

입력 2016-07-18 00:10

케이-무크는 중·고교 교실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문·이과 통합은 물론이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 흐름 등 대입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바뀐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은 근대교육 도입 후 지속된 문·이과 구분을 허무는 작업이다. 2018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되며 고1까지 문·이과 구분 없는 공통과목을 배우고, 고2부터는 개인의 진로·적성에 맞춰 수업을 골라듣는 게 핵심이다. 수업에 따라 학생이 교실을 이동하는 등 중등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됐다.

교육 당국의 고민은 콘텐츠다. 고2∼3 기간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 연수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역·학교별로 균등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케이-무크가 보완책이 될 수 있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케이-무크 강좌를 10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고교생용 강좌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실현된다면 대학 강의실과 고교 교실의 구분이 모호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고교 교실의 변화는 대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는 학생부 중심 전형이 63.6%로 늘어났다. 적성과 잠재력 등을 평가하는 학종의 비중도 2014년 15.7%, 2015년 18.5%, 2016년 20.3%, 2017년 23.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가려면 나름의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 대학에 어필해야 하는 시대다. 동아리 활동의 증가는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한다. 일부 특목고에선 학생 1인당 평균 3∼4개 동아리에 몸담고 있었다. 발 빠른 아이들은 기존 동아리에 케이-무크 활동을 접목시키거나 케이-무크 맞춤형 동아리를 만들었다.

다만 케이-무크 활동이 대입 스펙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7일 “케이-무크는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기회 균등 면에서 바람직한 스펙이 될 수 있다”면서도 “대신 강의를 들어주는 것처럼 변칙적인 컨설팅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교육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학과 고교에 제공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