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휴양지… 민간인 ‘무차별 테러’

입력 2016-07-16 04:00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14일 밤(현지시간) 대규모 테러가 발생해 최소 84명이 숨지면서 유럽 대륙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참사는 여름철을 맞아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던 민간인을 노린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로 유럽 지역 휴가지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어려운 대형 트럭을 이용한 신종 테러라는 점에서 유사한 테러가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유럽은 휴가철을 맞아 우리나라 국민도 많이 찾는 지역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최근 프랑스, 터키, 벨기에 등의 여행지에서 테러를 자주 저질러 왔다.

AP통신과 프랑스24,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오후 10시30분쯤 니스의 유명한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발생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데이)을 맞아 불꽃놀이가 끝난 직후 테러범이 대형 로리 트럭을 몰고 수천명이 거닐던 산책로를 덮쳤다. 범인은 곳곳에서 총도 쐈다. 이로 인해 최소 84명이 숨졌으며 202명이 부상했다. 특히 이 가운데 52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 중 25명이 혼수상태라고 수사 당국은 발표했다. 아울러 어린이가 최소 10명 숨졌으며 50명이 입원했다.

우리 외교부는 “니스에서 연락이 되지 않는 한국인 여행객이 2명 있지만 프랑스 정부가 일단 사망자나 중상자 중에 한국인은 없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니스 일대에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했다.

테러범은 프랑스 국적의 튀니지계 31세 남성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에 사살되기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져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IS 추종자들은 사건 뒤 이번 테러를 축하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여름철 해변이 테러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어 유럽 각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운집해 있고, 경계도 허술해 테러를 저지르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도 유럽인들이 휴가를 즐기던 튀니지의 휴양지 수스 해변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해 38명이 숨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에서 “자유를 상징하는 대혁명 기념일에 테러를 당했다”면서 “하지만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단결을 호소했다. 프랑스는 오는 26일 종료될 예정이던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으며 16일부터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손병호 정건희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