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몽골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자유무역 기조 강화 논의를 위한 ASEM 경제장관회의의 내년 한국 개최를 제안했다.
또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에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응하는 차원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울란바토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ASEM 전체회의 선도발언을 통해 “이번 ASEM 정상회의가 역내 자유무역, 포용적 성장 확산에 추동력을 제공하기 바란다”며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 논의를 위해 내년 한국에서 ASEM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50여개 참가국 정상 중 처음으로 선도발언(leading speech)을 했다. 대통령, 총리, 장관 순서인 의전서열과 몽골을 공식 방문하는 정상임을 고려해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첫 발언자로 나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박 대통령 다음 순번으로 발언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핵 위협, 보호무역주의, 테러 등을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로 언급했다. 특히 “북핵 위협 등이 인류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영국의 브렉시트는 지역통합,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질서의 지속가능 여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이런 도전에 맞서기 위해 ASEM이 중추적인 역할과 파트너십으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ASEM 경제장관회의 개최 제안도 브렉시트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각국이 자유무역 등 개방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ASEM 경제장관회의가 내년 한국에서 열리면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이 회의가 재개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등과 한·EU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무역 등 상호 투자확대를 위한 한·EU FTA 개정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자유무역의 상징인 양측 간 FTA 혜택을 더욱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브렉시트 이후 신고립주의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자유무역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상호교역 증대를 위해 공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브렉시트는 한·EU 관계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과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울란바토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북핵 위협·보호무역 등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 朴 대통령, ASEM 선도발언
입력 2016-07-15 17:57 수정 2016-07-15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