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더 정직” 경합주 신뢰 잃은 힐러리 ‘빨간불’

입력 2016-07-15 04:56

미국 대통령 선거 최대 경합주(swing state) 세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모두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평균 5% 포인트 차이로 클린턴이 우세다. 하지만 대선 승패는 경합주에서 갈린다는 점에서 ‘클린턴 대세론’이 가라앉는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조사한 뒤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2%를 기록해 39%를 얻은 클린턴을 3%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달 21일 조사에서는 47% 대 39%로 클린턴이 8% 포인트나 앞섰으나 역전됐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43%대 41%로 2% 포인트 추월했다. 또 다른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은 지지율 41%로 동률을 이뤘다. 펜실베이니아주도 지난달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1% 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 바뀌었다.

특히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와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 등을 모두 넣어 조사한 결과 트럼프는 플로리다 41%대 36%, 오하이오 37%대 36%, 펜실베이니아 40%대 36% 등 3개주 모두에서 클린턴에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제3의 후보를 모두 포함시킨 여론조사 결과가 더 예측도가 높다고 본다. 이번 조사는 플로리다 1015명, 오하이오 955명, 펜실베이니아 982명의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피터 브라운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법무부가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을 불기소 처분한 것과 이번 조사의 연관성은 불명확하다”면서도 “클린턴의 도덕적 기준과 정직성을 유권자들이 낮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누구를 지지하느냐와 상관없이 응답자들은 3개주 모두에서 10∼15%라는 큰 차이로 “트럼프가 클린턴보다 정직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답했다. 제임스 코미 연방조사국(FBI) 국장은 지난 5일 불기소 권고 결정을 발표하면서 “극도로 부주의했다”고 클린턴을 비판했다.

1960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 대선에서는 이들 3개 경합주 가운데 최소 2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족집게 선거 예측으로 유명한 네이트 실버는 자신이 운영하는 통계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에 “퀴니피액대 조사가 그동안 높은 정확도를 보였고 설문대상 선정과 조사 방법에 신뢰도가 높다”며 “이번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 통계모델 분석 결과 트럼프가 승리할 확률이 23%에서 29%로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