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초선, 또 여론전 과욕

입력 2016-07-14 18:29 수정 2016-07-14 20:07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의 여론전 과욕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더민주 김해영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 입법조사처에 질의한 결과 미국의 사드(THAAD) 배치가 사실상 ‘국회 비준동의 사안’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주장이 사실일 경우 사드 정국을 뒤흔들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입법조사처는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한 관계자는 “기존 조약을 위반했을 경우 조건부로 사드 배치 국회비준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김 의원실에서 단정적으로 보도자료를 냈다”고 말했다. 유권해석 전문에는 국회동의 요구 조건으로 “모(母)조약(한미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지위협정)에서 예정하고 있는 시행범위를 유월(逾越)했다고 볼 때”라고 기재돼있다.

김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가 두 조약을 유월했는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검토해야 될 것 같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봐야 할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논란이 예상되자 김 의원 주장 수습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가) 비준동의 대상이란 것은 아니고 조건이 달려 있는 것”이라며 “얘기를 더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동의·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만큼 지도부와 다른 얘기를 한 초선 의원 주장을 무마한 것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국회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이 ‘혈기왕성’한 나머지 강한 주장으로 논란이 됐다고 본다. 당 관계자는 “국회에 처음 와서 보니 정부·여당의 실정이 너무 답답해 강한 주장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초선 의원이 묵묵히 가만히 있는 것보다 자기 얘기를 하고 반박을 당해봐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당에도,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