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몰이로 유명한 스페인 축제에서 동시다발적인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에 항의하는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지난 6일 시작해 15일까지 열리는 스페인 팜플로나 지방 ‘산페르민’ 축제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 사건 4건이 접수돼 13일(현지시간)까지 1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집단 성폭행도 포함돼 있다. 사건이 알려지자 11일 오후부터 항의하는 인파 수천명이 축제현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축제의 상징인 붉은 스카프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며칠째 시위를 이어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시위가 지난 새해 전야에 독일 쾰른에서 벌어진 대규모 성폭행 사건 규탄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여름 음악축제 2곳에서 40건 넘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엘문도에 따르면 난민 남성이 주범으로 알려졌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16명 중 7명이 스페인 국적자였다. 특히 19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5명 중에는 스페인 경찰학교 졸업생과 군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바 아시론 팜플로나 시장은 “축제 중 성범죄 발생건수는 이전과 비슷하지만 규탄 분위기는 매우 고조됐다”고 말했다.
산페르민 축제는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1926년 작품 ‘해는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에 등장시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 세계 관광객 수백만명이 매년 황소몰이를 구경하기 위해 팜플로나를 찾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월드 화제] 동시다발 성폭행에 스페인 소몰이 축제가 대규모 항의 시위로
입력 2016-07-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