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는 끝났다. 이제 가을야구를 향한 전력질주만 남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나흘간의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오는 16일 후반기 레이스에 돌입한다.
어느 때보다 많은 8명의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모두 다르다. 부상 부진 개인사 등 악재 속에서 암운을 드리운 선수가 있는가하면 상승세를 탔거나 막 복귀해 여름햇살처럼 눈부신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도 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가장 어두운 먹구름에 갇혔다. 박병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전반기를 마감했다. 개막 첫 달인 4월까지만 해도 6홈런 8타점 타율 0.227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타율은 5월 0.205, 6월 0.145로 갈수록 추락했고, 홈런 수도 좀처럼 늘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지난 2일 박병호를 트리플A팀 로체스터 레드윙스로 강등했다. 박병호가 남긴 성적은 215타수 41안타(12홈런) 24타점 타율 0.191. 타율은 30개 구단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꼴찌다. 마이너리그에서 탈출하지 않는 한 먹구름은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사진)와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후반기 전망엔 안개가 꼈다. 전반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김현수는 부상, 강정호는 개인사가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25인 로스터가 아닌 부상자명단(DL)에서 후반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1일 LA 에인절스 홈경기에서 입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 탓이다. 현지 스포츠지 볼티모어 베이스볼은 14일 “구단이 더 큰 부상을 막기 위해 김현수를 DL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15일 팀 훈련에서 DL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출전 기회조차 없었던 시즌 초반과 다르게 중반부터 볼티모어의 주전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자리를 잡은 김현수에게 DL은 상승세를 끊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강정호의 경우 성추문이 변수다. 강정호는 5월 7일 왼쪽 무릎 부상을 극복하고 복귀하자마자 연타석 홈런을 치고 순조롭게 돌아왔다. 하지만 시카고의 한 호텔에서 23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지난 7일 전해져 복귀 연착륙을 가로막았다. 경찰의 기소 여부나 여성의 소송 등 사건의 진행상황이 후반기 성적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다.
34세 동갑내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후반기 기상도는 청명하다.
특히 오승환의 경우 전반기 성적을 보면 후반기 성공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승환은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의 사이를 잇는 7, 8회를 전담하면서 2승 2세이브 14홀드 59탈삼진 평균자책점 1.59를 작성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급격한 부진에 빠진 트레버 로젠탈(26)을 대신해 오승환을 마무리투수로 세웠다.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해 패전한 류현진(29·LA 다저스)에겐 오는 21일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경기가 재기의 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다. 마이너리그를 맴돌았던 최지만(25·LA 에인절스)은 지난 11일 볼티모어전에서 빅리그 첫 2루타를 치고 도약의 가능성을 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올스타 브레이크로 푹 쉰 코리안 빅리거 가을야구 향한 전력질주 가능할까
입력 2016-07-14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