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이은 부상에 김상현 파문까지… kt 패닉

입력 2016-07-14 18:46

kt 위즈는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순위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나머지 프로야구 9개 구단을 긴장케 했다. 지난해 꼴찌였던 막내 구단이 반란을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돌풍은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순위는 점점 아래로 곤두박질치더니 결국 또 꼴찌다. 게다가 ‘김상현(사진) 사건’까지 터지며 사기도 밑바닥에 붙었다. kt는 올해도 가장 낮은 곳에서 나머지 팀들을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일까.

kt는 비시즌 동안 베테랑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유한준, LG 트윈스에서 이진영을 데려왔다. 여기에 지난 시즌 27홈런으로 kt를 이끈 김상현까지 ‘형님 3인방’이 중심을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kt의 초반 돌풍은 거셌다. 트래비스 밴와트, 요한 피노, 슈가 레이 마리몬 등 3명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했다. 한 시즌을 치른 젊은 선수들은 한층 더 성숙해졌다. 베테랑들이 중심타선에서 안정감을 더해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개막 첫 달을 5위로 마친 kt는 5월 중순까지 순위를 유지했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도 커져만 갔다.

위기는 순식간에 몰려왔다.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리몬은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요한 피노는 교체 대상으로 언급됐다. 밴와트는 기대와는 달리 전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kt는 중위권 혼전 속에 8∼9위를 오가다 결국 지난 8일 꼴찌가 됐다.

꼴찌로 떨어진 것도 서러운데 12일에는 설상가상으로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상현이 공공장소 음란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kt에겐 큰 충격이었다. 사건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데다 선수들의 일탈 행동이 연달아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장성우와 장시환이 SNS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올해 3월에는 오정복이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돼 불구속 입건됐다.

결국 kt는 13일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와 구단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김상현에게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는 전력 손실과 함께 팀 사기에 얼음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구단 내부적으로 선수 관리에 너무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kt는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출장 정지 징계가 풀린 장성우의 1군 합류 시기는 여론의 악화로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마리몬의 대체 선수로 조시 로위를 영입했지만 아직 증명된 게 없다. kt가 2년 연속 꼴찌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